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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ITEPINE님께 받은 문장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로 쓰는 짧은 연성
* 카라오소입니다. 캐릭터의 대한 성격은 개인적인 해석이 들어가 있습니다.
* 어디까지나 손 풀기용의 짧은 글, 두서없이 시작할 수 있습니다.
* 카라마츠의 시점입니다.
* 형제들을 무엇보다 끔찍이 (형제애로) 사랑하는 장남과 그런 장남을 (연애감정으로) 사랑하는 차남의 이야기.
* 다만 차남을 대하는 장남의 태도나 감정은 다른 형제들보다 형제애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장남은 차남을 자신과 동등한 위치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공미포 5908자.
* 무엇이든 괜찮으시다면 즐겁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길고 긴 시간을 함께 살아온 형제를 사랑하게 된 기분에 대해서, 너는 알고 있는가?
시작이 언제였는지도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형제를 사랑하고 있는 자신을 마주하였을 때의 기분에 대해서. 너는, 알고 있는가?
너무나도 바라며 너무나도 원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마디도 꺼낼 수 없을 때의 기분에 대해서. 너는 알고 있는가?
이 이야기는, 자신의 형제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어느 텅 비어버린 남자에 대한 이야기.
자신의 형제를 사랑해버린 남자에, 그저 작은 이야기.
그리고 텅 비어버린 그가 자신의 형제에게 남기는, 아주 작은 고백에 대한 이야기.
그 누구에게도 들려줄 수 없었던 이야기를, 지금 이곳에 남긴다.
너는 나에게, 그리고 나는 너에게.
[카라오소]
By. LueMeLL
이른 아침, 해가 밝아온다면 다른 형제들 보다 먼저 눈을 뜨고는 한다. 다른 형제들보다 부지런한 쵸로마츠보다도, 요즘 들어 일찍 일어나는 날이 많아지고는 하였다. 모두가 함께 자는 잠자리에서 조용히 상체만 일으키고 난다면 조심스럽고 조용히 고개를 돌려 제 옆에 누워있는 다른 형제를 바라본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제 옆자리에 누워있는 토도마츠가 아닌 그 옆에 누워있는 오소마츠를 가장 먼저 눈에 담는 것이지만 말이다.
입을 벌리고 아이처럼 자고 있는 제 형제의 모습에 그의 앞에서는 보이지 않는 부드러운 미소를 피우고 잠시간 오소마츠를 바라보았다. 조금은 평화롭고, 다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그 시간은 그렇게까지 길지는 않다.
모든 것에는 끝이 오듯이 이 시간에도 끝은 돌아온다. 시계를 바라보면 곧 쵸로마츠가 눈을 뜰 시간이었다. 다른 형제들 보다 부지런한 그는 매번 이 시간이 되면 깨어나고는 하였다.
그렇기에 이제는 다시 잠자리에 눕지 않으면 안 된다. 조용히 고개를 돌리고 그대로 상체를 다시금 뒤로 눕힌다. 천천히 눈을 내리감고서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잠에 빠져든다.
다시금 눈을 떴을 때는 오소마츠를 제외한 다른 형제들은 이미 자리에 없을 때였다. 여전히 세상모르고 잠들어있는 오소마츠를 잠시 바라보다 이내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거실문을 열고 나면 형제들이 모두 모여 아침 식사를 하는 식탁에 나와 오소마츠를 제외한 다른 형제들이 앉아 있었다. 아침은 모두가 다 같이 모여서 먹는다는 어릴 적의 규칙은 성인이 되어서인 지금까지도 이어져 있기 때문에 잠들어 있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런 동생들이 기특해 그저 언제나 와 같은 미소를 짓는다.
“왜 이렇게 늦게 일어난 거야, 카라마츠형!”
토도마츠의 불만 어린 목소리에 그저 언제나 와 같은 [아픈 차남 카라마츠]의 모습을 연기하며 미소 짓는다.
“훗, 브라더. 오늘은 어쩐 일인지 스위-트한 꿈을 꾸어서 말이지.”
하항- 하는 목소리를 흘리며 씨익 웃어 보이자 언제나 와 같은 “오늘도 안쓰럽네!”라고 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목소리에 작게 미소 지으며 천천히 자리에 앉으려 하면 그런 나를 바라보며 쵸로마츠가 입을 열어 보인다.
“오소마츠 형은?”
“아-,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만.”
“그럼 깨워서 왔어야지! 우리보고 더 기다리라는 소리야?!”
불쑥 들려오는 토도마츠의 불만 섞인 투정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렇다면 올라와서 깨웠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하아-?! 오소마츠 형의 잠을 쉽게 깨울 수 있었다면 진즉 올라가서 깨웠을 거라고, 이 바보카라마츠(바카라마츠) 형!”
“그 말은 즉, 나보고 오소마츠를 깨워오라는 건가?”
“여기서 그 오소마츠 형을 깨울 수 있는 대단한 스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카라마츠 형뿐이라고!”
한숨이 흘러나왔다. 물론 자신을 의지해주는 형제들의 모습이 기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오소마츠를 깨우는 것을 자신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조금은 복잡한 기분이 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카라마츠 형!” 하고 한숨을 내쉬는 자신을 바라보는 토도마츠의 얼굴에 앉으려던 것을 그만두고 다시금 2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2층으로 올라와 방문을 열면 아직까지도 깊은 잠에 빠져있는 오소마츠가 눈에 들어온다. 아주 잠시 동안, 그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내 언제나 와 같은 [아픔 차남 카라마츠] 의 목소리로 오소마츠를 깨운다.
“웨이크-업! 이다 오소마~츠? 마미- 의 딜리셔스한 아침밥이 기다리고 있다고~?”
“으응... 형아 조금만 더 잘래, 카라마츠...”
아이와 같은 잠투정에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렇게 무방비한 오소마츠의 모습을 다른 형제들이 아닌 자신이 볼 수 있다는 것이 기쁘기 때문이었다. 이불을 머리 위로 끌어올리며 그 속으로 꾸물거리며 들어가는 오소마츠를 아주 잠시 사랑스럽다는 얼굴로 바라보았을까, 이내 고개를 흔들며 그가 잡고 있는 이불의 끝자락을 잡아 제 쪽으로 잡아당기며 입술을 열었다.
“다른 브라더-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어서 일어나라.”
“그냥 너희들끼리 먼저 먹으면 되잖아, 이불 돌려줘.”
강제로 이불을 빼앗아 찬 공기에 그대로 노출된 탓일까? 평소보다도 저기압이 된 목소리로 말하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그저 들리지 않을 한숨을 내쉬었다. 이것이 다른 형제들이 그를 깨우려 하지 않는 이유이다.
뒷머리는 완전히 뻗쳐있는 것이 조금 꼴사나워 보이기도 하지만, 반쯤 눈을 감고는 저음으로 말하는 목소리만큼은 꽤나 듣기 좋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 상태가 확실히 위험한 것이다. 잠에 취해서 저기압이 되어버린 오소마츠는 꽤나 난폭해지니 말이다.
“하아... 이미 아침이라고, 그렇게 이른 시간도 아니니 어서 일어나라 형님.”
“하아? 상관없잖아, 그보다 이불. 돌려달라고 했어, 카라마츠.”
또다시 한숨이 흘러나왔다. 낮은 목소리로 제 이름을 부르는 오소마츠가 싫은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목소리가 딱히 좋은 상태에서 나온 것은 아니라는 것이 걸릴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불을 돌려줄 생각도 없다.
아래층에서는 다른 형제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 분명하고, 이 상태에서 이불을 돌려준다고 해서 얌전히 잠들 오소마츠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더욱이 한숨이 터져 나왔다.
곤란하군, 그렇게 생각하며 제 형제를 바라보았다. 살짝 붉은색이 감돌고 있는 반쯤 감긴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에 비추어지는 것은 자신의 얼굴,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다 천천히 손을 뻗었다.
“동생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장남이라면 조금은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 어떤가, 형님?”
“하아?! 그거랑 이거랑은 관계없잖아. 내가 한 말 못 들었어? 이불, 돌려달라고.”
“그렇다면 형님 또한 내 말은 들은 것인가? 아침이고, 동생들이 기다리고 있으며 아침밥이 이미 차려져 있다고 했다.”
벌떡, 오소마츠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잔뜩 구겨진 얼굴로 나를 노려보았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오소마츠로부터 시선을 돌려 천천히 이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저 상태는 더 이상 상대를 하지 않는다면 잠잠해질 것이다.
스스로 일어나는 것까지 했으니 늘 그렇듯 곧 혀를 차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가겠지. 그리 생각하며 아직도 요 위에 서 있는 오소마츠를 살짝 밀고서 요를 정리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뭔가 이상했다. 이쯤 되면 들려와야 할 오소마츠의 혀 차는 소리가 요를 전부 정리해 벽장에 집어넣을 때까지도 들려오지 않고 있었다.
드문 일이군, 그렇게 생각하며 오소마츠를 바라보았을 때. 나는 그때가 되어서야 오소마츠의 혀 차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명백하게 짜증 난다는 얼굴을 하고서 나를 바라보던 그 눈빛에 잠시간 몸이 굳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오소마츠가, 방을 나가는 그 순간까지 말이다.
오소마츠가 방을 나가 문을 닫고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를 듣자 그때가 되어서야 굳어있던 몸이 천천히 풀리기 시작했다.
평소와는 다른 태도였다. 아니, 어쩌면 늘 저런 태도였는데 내가 보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 흘러나오는 한숨을 막지 않으며 천천히 발을 옮겼다. 오소마츠가 내려갔으니 이제 자신만 내려가면 되는 것이다.
거실로 들어서자 다른 형제들 곁에 앉아서 하품을 하고 있는 오소마츠의 모습이 보였다. 역시나 평소와 다를 것은 없다, 그리 생각하며 남은 자리에 앉아 보였다. 왜 이렇게 늦게 내려온 것이냐는 토도마츠의 투정에 그저 [상냥한 형 카라마츠] 의 모습으로 대답하였다.
무슨 대답을 한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제 옆에서 살짝 감긴 눈을 하고는 식사를 하고 있는 오소마츠를 보는 것이 나에게 있어서는 더욱 중요한 것이었으니까.
“오소마츠 형, 이제 그만 적당히 하고 스스로 일어나는 게 좋지 않아?”
“그렇지만 귀찮은걸... 그리고 내가 일어나지 못하면 어차피 너희가 아닌 카라마츠가 깨우러 와주고.”
“본인의 잠버릇을 생각하고 말하지그래 이 썩을 장남!”
“하아? 어차피 너희들이 하는 것도 아닌데 상관없지 않아?”
“상관있거든?! 적어도 민폐라는 것은 인식하라고!”
귀찮다는 듯이 쵸로마츠의 말에 대답하는 오소마츠를 가만히 바라보며 나는 식사를 이어갔다.
오소마츠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어차피 그 모습의 오소마츠를 상대하는 것은 [나] 이지 다른 형제들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들이 별로 신경 쓸 일은 아닐 텐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오소마츠의 태도에 열이 받을 것은 쵸로마츠가 아닌 [나] 일 텐데 말이다.
“적당히 사람에게 민폐라는 걸 생각하고!”
“네네, 알겠습니다. 늘 고마워, 카라마츠. 자 이걸로 됐지, 쵸로짱?”
귀찮다는 듯이 대충 자신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넨 오소마츠는 이내 쵸로마츠에게 장난기 어린 미소를 보이며 인중을 문질렀다. 그 모습에 조금, 심장이 욱신거리는 것을 [아픈 차남 카라마츠] 의 모습 뒤로 감추며 아아- 하고 웃어 보였다.
그런 나의 모습에 더욱 화난 것인지 쵸로마츠는 식사를 하는 내내 오소마츠에게 잔소리를 퍼부을 뿐이었다.
아침 식사가 끝나고, 다른 형제들은 제각기 자신의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물론 그런 형제들과 달리 아마 오늘도 할 일이 없는 오소마츠는 그저 방으로 올라갈 뿐이었다. 그런 오소마츠를 바라보다가 나를 부르는 쵸로마츠의 목소리에 그저 다시금 고개를 돌렸다.
“아 참, 카라마츠.”
“응~? 무슨 일인가, 브라더.”
“오늘 약속이라던가 있어?”
“훗, 당연히도 카라마츠 걸-즈와의 약속이.”
“아, 그럼 할 일 없는 거네.”
“WHAT?!”
“그러면 오소마츠 형한테 가봐. 아무래도 오늘은 상태가 이상한 것 같으니까.”
쵸로마츠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아닌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흘러나오려는 한숨을 삼키고 늘 그렇듯 [아픈 차남 카라마츠] 를 연기했다.
“훗, 브라더~? 사내의 마음이란 원래,”
“헛소리하지 말고.”
“에.”
“형이 저러는 건 드문 일이니까 제대로 해결해.”
조금은 노려보는 것 같은 얼굴을 하더니 이내 신발을 신고 나가버리는 쵸로마츠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때가 되어서야 입술 밖으로 한숨을 뱉어낼 수 있었다. 오소마츠에게 가 보라니, 그런 거...
“가서 무엇을 하길 바라는 건가, 쵸로마츠.”
이미 나가버린 제 형제에게 들리지 않을 말을 내뱉었다. 의외로 눈치가 빠른 쵸로마츠라면 자신의 감정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그런 말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도 알고 있을 터였다.
오소마츠와 나는 형제이다. 같은 얼굴, 같은 나이, 같은 성별, 같은 성을 가지고 있는 [형제]이다. 적어도 오소마츠에게는 아직까지 그럴 것이다. 아니, 언제까지고 그렇겠지.
하지만 나에게는 다르다.
오소마츠는 나의 형이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동등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오소마츠는 나와 같은 얼굴이지만 나와는 다른 표정을 지어 보인다.
오소마츠는 나와 같은 성별을 가지고 있지만 그런 것은 내게 있어서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오소마츠는 나와 같은 성을 가지고 있지만 본래 일본은 결혼하고 나면 다른 성을 가지고 있어도 같은 성을 가지게 된다.
그렇다면 별로 큰 문제는 없는 것 아닌가?
하지만 그것은 나의 생각일 뿐이다. 오소마츠에게 있어서는 다르다.
나는 오소마츠와 형제이고.
나는 오소마츠와 같은 얼굴이고.
나는 오소마츠와 같은 성별이며.
나는 오소마츠와 같은 성을 지니고 있다.
이것들은 오소마츠에게 있어서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을 수는 없는 것들이었다. 같은 얼굴이라는 것은 상관없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오소마츠 또한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 [형제]라는 단어 속의 관계는 오소마츠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중요한 것이기에 오소마츠는 절대로 받아드릴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것부터가 문제겠지. 오소마츠에게 나는 그저 형제인 카라마츠일 뿐이라는 것. 그것이 내가 이 감정을 전하는 것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것을 쵸로마츠가 모를 리가 없다. 그리고 이 감정이 인정받을 수 없는 이유도, 그것이라는 것을 똑똑한 제 동생이 모를 리가 없다. 그런데 자신보고 무엇을 하라는 것인가.
“... 어이, 쿠소마츠.”
이치마츠의 목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그러고 보니 아직 쥬시마츠와 이치마츠는 나가지 않은 상태였지, 실수했군. 그렇게 생각하며 또다시 가면을 쓰고는 뒤를 돌아서 이치마츠를 바라본다.
“무슨 일인가, 브라더~?”
“....”
“브라더-?”
가만히 나를 바라보는 이치마츠의 시선에 그저 언제나 와 같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상냥한 형 카라마츠] 의 모습으로 웃어 보인다. 그런 나를 가만히, 그저 가만히 바라보던 이치마츠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 쿠소마츠, 적당히 하고 해결해.”
“엣.”
“쥬시마츠”
“아이아이!!”
이치마츠의 부름에 쥬시마츠가 큰소리로 대답하며 벌떡 일어났다. 나를 스쳐 지나가는 이치마츠의 나가자는 말에 그를 따라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내 앞에서 보였다. 그런 쥬시마츠를 가만히 바라보자 언제나처럼 활짝 웃으며 그는 내게 말했다.
“카라마츠 형아, 담아두기만 하면 몸에 좋지 않아요.”
“...”
그 말을 끝으로 이치마츠를 따라 내 곁을 스쳐 지나가는 쥬시마츠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나의 형제들은, 도대체 자신에게 무엇을 바라고 있는 것인가.
[아픈 차남 카라마츠] 의 모습과 [상냥한 형 카라마츠] 의 모습은 모두 만들어진 카라마츠의 모습. 연기라면 자신이 있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에게 들킬 일도 없다. 있다면 오소마츠 정도이겠지.
그런 자신이 숨기려는 감정을 다른 이들이, 그것도 형제들이 눈치를 챈다? 아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다시금 터져 나오는 한숨에 그저 가만히 눈을 감았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바라본다. 그 위에는 분명 오소마츠가 홀로 방에 누워 만화책을 읽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떠올리자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그런 그에게 가서 무언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늘 있는 일이고, 나와 오소마츠는 늘 그런 관계였으니까.
이제 와서 그것을 바로 잡는다는 것은 이상하지 않는가. 어차피, 그에게 나는 형제일 뿐인데.
물론, 차가운 오소마츠의 반응이라던가. 혹은 다른 형제들보다도 자신에 대해 썩 좋은 태도를 보이지 않는 오소마츠의 모습이 슬프지 않다면 그것을 거짓말이다.
슬프다? 아니, 이 제멋대로 시작한 짝사랑이 혼자 상처받는 것뿐이겠지.
감정이란 그런 것이다. 애초에 시작이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고, 그리고 오소마츠 쪽에서 내가 그를 좋아하게 만든 것도 아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자연스럽게 나는 오소마츠를 좋아하고 있던 것뿐이다.
그러니 이 감정을, 오소마츠에게 전하는 것도. 그렇다고 버리는 것도 허락받을 수 없다. 아니, 내가 허락할 수 없다. 자신을, 나를 [형제]로 생각하며 그것이 전부인 오소마츠에게 내 감정을 강요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나는 이대로의 상황에 만족한다.
“... 좋아하고 있다.”
누구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나만 알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것으로 만족할 뿐이다. 그저 나는, 그 어떤 형태라고 하더라도.
너는 나에게, 그리고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