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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 지인분 채뇨리타님을 위해 쓰는 단편집의 후속작
* 본 내용은 7월 21일에 개최되었던 카오온에서 출간된 루멜 신간 단편집의 두번째 단편, 카스트로폴러스에 후속편격의 첫번째 입니다.
* 이어가는 속도가 조금 느립니다.
* 공미포 1883의 정말 짧은 내용.
* 뭐든 괜찮으신 분들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캐릭터의 대한 해석은 개인해석 多, 주의 부탁드립니다.
* 그럼 시작합니다!
그 작은 새가 살아갈 생태계
카라오소
By.LueMeLL
“있지 카라마츠우- 머리 쓰다듬어줘-”
어린아이와 같은 칭얼거리는 목소리에 카라마츠가 입 꼬리를 올렸다.
저와 형님만이 남은 마츠노가의 거실에, 그는 들고 있던 손거울을 내려놓고 오소마츠를 향해 조용히 손을 뻗었다.
다른 형제들 앞에서는 보이지 않는, 자신만을 위해 노래 부르는 붉은 새의 모습에 그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하이드가 웃었다.
지킬박사가 자신의 연인을 지키기 위해 망설였던 그날, 하이드가 지킬박사를 집어삼키고 작은 새를 검고 깊은 나락으로 끌어내렸던 그 때. 카라마츠는 제 손으로 오소마츠의 발목에서 [형]이라는 족쇄를 끊어내었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는 오소마츠를 온전히 제 손아귀에 넣을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이세계의 남은 네 개의 미련, 남은 형제들이 있는 한, 제 형은 영원히 형의 모습으로 있을 것이었다.
그것을 다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하이드의 눈동자가 위험하게 빛났다.
이미 작은 새는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저 위에서 누군가 부른다면 날갯짓 하여 날아오를 것이다. 그는 그것을 허락할 생각이 없었다, 만일 그런다면 그 날개를 꺾어버릴테지.
허나 제 작은 새는 상처 입는다면 금세 죽어버릴 것이 틀림없었기에 날개를 꺾지 않고서 제 곁에 묶어둘 방법이 필요했다.
물론 다행이도 하이드는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이였다.
“형님.”
움찔 하고 떨려오는 제 형의 모습에 카라마츠가 느릿하게 입술을 끌어올렸다.
이 어린아이는 참으로 겁이 많다. 겉으로는 강한 모습을 보이지만 사실 속으로는 그 누구보다 여리다는 것을 카라마츠는 다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설령 제 형의 파트너인 쵸로마츠라도, 그것은 모를 것이라고 그는 생각하곤 하였다.
“오소마츠.”
제 목소리에 두려움이 어렸던 얼굴이 화악 펴지며 맑은 웃음을 피워낸다.
그것을 바라보던 카라마츠는 이내 살포시 고개를 숙여 제 형의 말랑한 입술에 입을 맞춰보였다.
입술이 맞닿은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작은 숨결을 한 조각 삼켜내듯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카라마츠는 그것으로도 충분하였다.
배가 부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겨우 손에 들어온 작은 새를 벌써 제 입안으로 집어넣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었을 뿐이었다.
제 말 한마디에도 흔들리는 작은 새를 벌써부터 겁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언젠가 제 곁을 떠나게 된다면, 혹시라도 그런 생각을 품게 된다면. 남은 선택지는 자신을 선택하는 것 외에는 남지 않았다는 것을 자각시켜줄 때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아직, 아직 이었다.
물론 그 때가 올 것이라고는 조금도 생각되지 않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다른 형제들이 늦는다는군.”
“에에-? 다들 횽아를 두고 나가버린거야~?”
장난스럽게 들려오는 목소리가 내뱉는 단어는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었지만 카라마츠는 곧 제 목으로 뻗어지는 아이의 양손에 그런 것은 뒷전으로 미루었다.
수줍게 뻗어진 하얀 두 손이 제 목을 감싸며 천천히 제게로 다가온다.
명백하게 제 온기를 갈구하는 그 손길에 하이드 또한 손을 뻗어 어린아이를 제 품안으로 가두었다.
앞으로 더더욱 제 품안에 갇히게 될 것이다. 제발로 저의 품을 찾게 될 것이다.
익숙함이 아닌 살아가는 방식을 그렇게 만들 것이었다. 하이드는 제 품안의 작은 새를 그리 만들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첫 번째 수단은 역시 이 작은 아이를 잘 알고 있다 자만하는 그 녹색의 가지를 잘라내는 것. 가지치기는 제때 하지 않으면 후에 더 힘들어질 뿐이니 카라마츠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썩어버린 가지를 잘라내기로 마음먹었다.
“오소마츠, 너의 달-링이 곁에 있는데 형제들이 그리운 건가?”
“에-? 그런 이야기는 아닌걸, 달-링이 곁에 없으면 동생들이 곁에 있어도 외로우니까...”
달콤하게 울리는 아이의 목소리에 만족하듯 카라마츠의 입술이 호선을 그리었다.
솔직하게 내뱉어지는 목소리는 그 어떤 꿀보다도 달콤하고도 욕망을 품게 만들기 충분하였다.
저를 올려다보는 붉은 눈동자에 가벼운 입맞춤을 퍼부어준 그는 이내 좀 더 고개를 숙여 아이의 귓가에 속삭였다.
“아아, 나도 그렇다. 오소마츠, 그러니 지금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만을 봐달라고.
울려오는 낮은 목소리, 그 안에 담긴 진득한 독점욕에 오소마츠가 몸을 떨었다.
같은 남자의 독점욕에 이렇게까지 심장 깊숙한 곳이 저려온 적은 없었다. 아니 그전에 같은 남자에게 성적인 대상으로 보일 리도, 보여 진다고 해서 그것을 기뻐할 오소마츠도 아니었지만 카라마츠에게 만큼은 모든 것이 달랐다.
제 허리를 감싸는 커다란 손이나 눈가와 귓가에 내려앉는 입술이라던가, 의외로 낮지만 부드러운 목소리라던가.
아직도 꿈인 것일까를 생각하면 그게 아니라는 듯이 제 이름을 부른다. 가끔 습관적으로 형이라 부르는 것도 있는 모양이지만 카라마츠는 그날 이후로 자신을 꼭 이름으로 불러주고는 하였다.
그것이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것 같아서 오소마츠는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발밑이 무너지는 느낌은 이제 들지 않았다. 적어도 오소마츠 본인은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확실히 무너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발밑은 끝없는 늪일 뿐이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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